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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28. 09:00 - 독거노인

<행운에 속지마라>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남들이 9만달러를 벌 때 자신이 8만달러를 버는 것보다, 남들이 6만달러를 벌 때 자신은 7만 달러를 버는 편을 더 선호한다. 경제학은 이런 상대 평가가 아니라 절대 평가 방식으로 자신의 처지를 분석할 방법이 없었다.


사람들이 사건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 얻은 정보 때문에 과거에 발생했던 사건 당시에 자신의 지식 상태를 과대평가하는 현상을 후견지명편향(hindsight bias), 즉 "나는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어" 효과라고 부른다. 결국 개인들은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하기 보다는 상황에 의존해서 자신을 합리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 객관적 분석보다는 자신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이 운이 없었기 때문에 실패 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시장의 생존편향이란 투자에서 커다란 부를 이룬 사람들만 보여줌으로써, 실제 투자에 실패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사례는 가시권에서 사라져 투자 결과가 왜곡되어 보이도록 한다.

로버트 실러에 따르면 시장 가격과 정보의 변동성이 다르다는 것은 '합리적 기대'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시장 가격은 증권의 장기 내재 가치를 합리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과도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다(금융 시장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시장하에서 개인이 어느 순간 성공했다고 자신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성공했으며 앞으로 다가 올 시장의 변화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는 것은 눈앞에 놓인 절벽을 향해서 눈을 가리고 걸어가는 일에 불과 하다. 시장을 어느 순간에 성공과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시장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영원히 안심 할 수 없는 지뢰밭을 걷고 있는 작은 개인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에르고딕성(ergodicity)은 표본 경로가 아주 길어지면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던 결국 서로 닮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데, 결국 시장을 길게 보면 어느 누가 승자가 될 수도 패자가 될 수도 있고 거기서 생존한다는 것은 어느 한 점을 향해서 수렴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그 한점이 어디에 수렴하는지는 도착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심리학자 분석에 따르면 주식 시장이나 투자 손실에서 오는 부정적 효과는 이익에서 오는 긍정적 효과보다 강도가 2.5배 강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적자 상태에 이르게 된다. "시장에서 시간 단위가 짧으면 실적이 아니라 변동성(혹은 소음)을 보게 된다". 게다가 긴 시계열을 통해서 보면 희귀사건(대폭락과 같은)이 발생할 확율은 커진다. 두뇌 학자들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들은 수학적 진리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 임의적 결과를 분석할 때 그렇다. 확율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들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직관을 거스른다. 인지 위험이 따르는 문제에 대해서 위험 감지와 위험 회피를 처리하는 부분은 두뇌의 '사고' 부위가 아니라 '감정' 부위에서 담당한다. 이는 합리적 사고가 위험 회피와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주식 시장에서 발생하는 위험 혹은 큰 손실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하게 만들기 보다는 자신의 운이나 상황에 대한 책망을 다른 원인으로 보려는 경향을 강화 시킨다.


수학은 사고의 도구이지 계산의 도구가 아니다.  대체표본경로(alternative sample paths) 표본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수많은 가능성 가운데 실현된 하나만을 본다는 것을 강조할 뿐이다.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단순히 현상만을, 자신에게 발생한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 많은 잡음들과 정보를 구별하며 자신에게 가능한 다양한 확율들을 고려해야 한다. 신호와 잡음을 어떻게 구별할 것이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사고하기 위해서 수학적 판단이 중요하다.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운에 맡기지 말고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동원하고 생존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고려하는 것이 결국 자신이 시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살아 남을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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