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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24. 09:00 - 독거노인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막부는 무가제법도(武家諸法度)를 만들어 번을 지배했다. 대표적인 예가 '참근교대제'다. 다이묘의 정처(正妻)와 적자(嫡子)는 에도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인질 효과). 이 참근교대제는 에도 체류비와 자신의 체류지로의 여행 경비 때문에 다이묘들의 재정난의 주원이 되기도 했다.

번의 국가화 경향은 18세기 후반 이후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자체 화폐를 발행하여 유통하고 식산흥업 정책으로 번의 통합을 추구했다. 또한 특산물 생상, 유통, 번 바깥으로의 수출 장려 등은 19세기에 번간 경쟁을 가속화 하기도 했다. 이는 번간의 생존경쟁과 부국강병을 통한 개혁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는 개혁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중간 단체로서 파국을 막는 중재자 역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사무라이는 농사를 짓다가 유사시에 무장을 하는 계층이었다. 따라서 향촌 거주가 일반적이었다. 전국이 통일되면서 도시인 조카마치(城下町)에 거주하게 되었고, 도시민이 되었다. 사무라이는 도시에 살면서 봉급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봉급은 쌀로 받았고, 쌀 값은 완만한 상승세였으나 생필품 가격은 급속하게 상승하였고, 이에 사마라이의 실질 임금은 하락하게 된다. 개항 이후에는 생사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급등하였으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사무라이들에게 치명타로 작용하게 되었다.

도쿠가와 막부는 기독교 포교에 대한 공포와 은 유출에 따른 적자 때문에 쇄국정책을 채택하게 된다. 18세기까지 사치품이었던 도자기, 차, 비단 생산이 자체적으로 가능해지면서 기본적으로 자급자족 체체가 되었다.

막부시절 소수지만 위기론(서구 세력 침략)이 대두 되었다. 막부 말기에는 막부뿐만 아니라 대중들까지도 서구 열강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였다. 이에 해외웅비론(해외팽창)이 대두 된다. 이는 1930년대 군국주의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아편 전쟁에 대한 정보 수집은 네덜란드를 통해서 영국 신문에 기반해서 얻었으며, 조선은 청의 베이징에서 정보를 수집 했다. 청은 아편전쟁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청제국은 넓은 지역을 통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편전쟁을 일부 지역의 문제로 인식했던 걸까, 아니면 청말기의 관료제의 타락으로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이 안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 사회는 중국과의 연락 자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가 왜곡되어 전달된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소극적 개국론(변형된 쇄국론으로 일부 개방을 주장)은 적극적 개국론으로 대체되었으며, 막부 권력 핵심에서 등장 했다. 개항 당시 서구 열강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막부는 국제 정세 정보를 열심히 수집했다. 막부말 쇄국론자들은 그 당시의 적극적 쇄국을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벌고 향후 개방과 무역으로 부국강병을 실천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주요 골격은 급진적 내정 개혁이었으나 아편 전쟁 이후에 급격히 세력이 위축되었다. 막부는 1853년 메리가 에도만에 출현한 이후로 지속적 개혁을 추진했다. 메이지 정부는 막부가 깔아 놓은 서양화 정책 위에서 달려 간 것이다.

18세기 유학이 급격히 보급되고, 19세기 사화(士化)된 사무라이들은 문무겸비 사였다. 학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상서를 이용하여 정치투쟁을 벌였다. 1850년을 기점으로 설립한 공립학교(번교)가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는 학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기반이 되었고 사무라이들은 장기 평화가 지속됨에 따라 행정관료, 서리가 되어 갔다. 메이지 유신 후 유교는 전성기를 맞는 듯 하였으나 1871년 폐번치현 쿠데타 이후 일본 사회는 급속히 서구화, 문명개화, 부국강병 노선으로 달려 갔고 유학화의 흐름은 서서히 수그러 들었다. 결국 서구화의 가교 역활을 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막부말기의 정권이 상당히 개방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마도 가장 서구화에 가장 큰 원동력은 무혈 쿠데타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물론 번간의 세력 다툼은 있었지만, 에도에서의 정권 교체를 위한 무난한 이행 과정이 전국을 안정화에 기여했고, 이 과정 덕분에 급격한 서구화가 가능 했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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