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21. 12. 12. 19:55 - 독거노인

도봉산, 북한산 한번에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15tgjillrGs 

 

불암산에 오를 때만 해도 "불수사북도"라는 종주 코스를 몰랐다. 아니 몰랐다기 보다는 등산에 대해서 그리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고(지금도 그렇지만), 자세히 알아볼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가 집에서 가까운 산들을 검색하다보니 이게 산에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코스라는걸 알았다. 나름 서울 시내에서 자신의 체력을 시험해 볼만한 코스이면서 멀리 가지 않고도 멋진 산행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것 자체가 꽤 매력적으로 보였다. 

 

물론 매력적이면서 멋있다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코스는 아니다. 누구는 2박3일동안 배낭 챙겨서 코스를 종주 하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그 코스를 놔눠서 도는 사람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원래 다 돌아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체력이 되는 한도내에서 등산할 생각이었다. 아니 전부 다 돌아볼 생각도 없었다. 그렇지만 사패산에서 도봉산으로 넘어가면서 꽤 매력적인 코스라는 걸 느꼈다. 좀 더 일찍 돌아서 초록색의 산길을 걸었다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늦가을, 초겨울의 산도 나름 좋았다.

 

도봉산은 우이암으로 올았다. 제일 오르기 쉽고 능선에서 서울 전경을 조망할 수 있어서 초반 체력을 조금이라도 아끼는 의미에서 선택한 코스였다. 그렇다고 쉽기만 한건 아니다. 체력을 소모한거에 비해서 돌려 받는 풍경이 훌륭하다는거다. 도봉산에는 몇번 다녀봤지만 처음으로 우이동쪽으로 하산을 해 봤다. 몇십년만에 찾은 것 같은 우이동의 북한산 입구는 많이 변해 있었다. 특히, 개천변의 집들은 꽤 운치있게 느껴져서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풍경이었다. 물론 주말에는 나 같은 등산객들 때문에 꽤 시끄럽겠지만.

 

북한산 오르기 전에 김밥을 사려고 했지만 아침 김밥 파는 집을 찾지 못해서 그냥 가게에서 계란 2개만 사서 북한산을 올랐다. 이 때 계란 안 사갔으면 큰일 날 뻔 했다. 북한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오르는 속도도 급격히 떨어졌다. 하루에 산을 두개 탄다는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걸 느꼈다. 게다가 주말이라 바위길에서 등산객들이 줄서서 일렬로 오른다. 속도 조절도 안되고 그냥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암문까지 오르니 풍경이 시원하고 더 없이 청량했지만 나는 더 이상 정상으로 가는건 포기하고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물론 원래 불수사도북 코스에서 벗어난 구파발 방향이었다. 급경사인데다가 등산객들 때문에 돌들이 닳아 있어서 미끄럽기까지 하니 힘 풀린 다리가 후들거렸다. 

 

등산 끝나고 나니 뿌듯한건 있지만 생각보다 내 체력이 좋은게 아니라는걸 다시 절감하는 코스였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명산  (0) 2021.12.26
북한산 종주  (0) 2021.12.19
사패산 & 도봉산 신선대  (0) 2021.11.25
축령산  (0) 2021.11.01
소요산 등산  (0) 2021.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