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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11. 09:00 - 독거노인

전시 <영국로열아카데미 대표작가전>


장소:성남아트센터
기간:2011/07/01 ~ 2011/09/25

집에서 성남까지 그 먼거리를 간 이유는 단 하나다. 안토니 곰리다. 그의 조각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시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눈으로 직접 본 순간 정말 더운날 그 먼거리를 간 모든것을 보상해 주는 느낌이었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날 감싸줬고, 그의 조각이 가지는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느낌과 다가갈수록 해체되어 나에게서 사라지는 듯한 그의 작품은 내가 좋아하는 존배 작가의 작품을 번뜩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다. 두 사람이 지향하는 작품의 모양은 너무 다르지만 둘다 철사조각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 있고 또한 공간적인 표현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안토니 곰리의 작품은 작품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형상이 또렷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좀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서 다가갈수록 작품은 해체되고 그저 하나의 점들이 공간속에 존재한다. 이는 인간이 가지는 우주에서의 존재감과도 같고 인간과 인간이 가지는 관계의 끈과도 같은 느낌이다.

곰리의 작품이 작품과 일정 거리를 두고 더 이상 다가갈수 없다면 존배의 작품은 어느 거리에서나 작품은 뚜렷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의 공간속으로 들어가고자하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의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은 공간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왜곡된 공간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나 또한 왜곡된 공간속에서 존재해야하는 것이다.

영국 로얄아카데미 작품들은 BoA와 구세대를 잇는 가교적인 위치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그렇다고 그들의 작품이 떨어지는건 아니다. 오히려 더 쉽게 다가갈수 있는 작품도 있고, BoA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서 이해되는 작품들도 있다. 많은 작품들이 들어와 있지 않은게 아쉬울 따름이다.

꼬랑지. 영국 건축가가 복원한 독일 박물관 사진을 칸디다 호퍼가 찍어서 같이 전시하고있다. 물론 칸디다 호퍼의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복원된 박물관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지만, 칸디다 호퍼의 특유의 공간적 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는 부록이 딸려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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