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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28. 12:05 - 독거노인

[인도 폰디체리] 9월 18일


갑자기 잠자리가 바뀌어 불편함을 느껴야할 것 같지만 너무 편한 잠을 간만에 자서 그런지 8시 넘어서 눈이 떠진다. 서두를 것도 없고 마땅히 정해진 일정도 없으니 여유로운 아침을 시작한다. 오랫만에 규칙에서 벗어나 제한이 없는 생활을 하니 여행을 온게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체력이 회복되고 해서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시장까지 걸어가 본다. 걸어가는 중간에 애들이 열심히 뛰어가는 골목길을 만나서 나도 같이 들어가 봤다. 골목길 안쪽 깊숙한 곳에 학교 정문이 있다. 무심코 들어가니 선생이 무슨 일이냐고 묻길래 학교 안을 한번 보고 싶어서 들어왔다고 하니 자기가 안내를 해 주겠단다. 힌두교 학교라서 아침 시간에 열심히 바가바트 기타를 열심히 외우고 있다. 교실을 지날 때마다 호기심 어린눈으로 쳐다보는 애들한테 손 흔들어주니 열광의 도가니다. 내가 "Hello"를 외치니 수줍어서 아무말 못하는 애들한테 선생님이 응답을 하라고 강요하신다. 게다가 어디론가 가는 아이한테 뭐라고 이야기를 하니 애가 꼼짝을 못하고 움추려든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무서운 선생으로 통하는 분인가보다. 덕분에 인도학교 안을 잘 구경하고 나왔다.










시장은 어느 나라 어디를 가도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특히 조용한 곳에서 막 벗어나서 살아있는 생동감을 주는 곳으로 들어갔다면 그 느낌은 배가 될 것이다. 시장처럼 보이는 입구를 들어가자마자 생선의 비린내가 진동하는 공간속의 한가운데 섰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커다란 생선과 끊임없이 날아 다니고 생선에 달라붙는 파리들의 모습이 열대 지방의 풍요로운 공간스럽게 느껴진다. 시장의 구성은 분명한 구획이 나눠진 것 같은데 걸을때마다 새로운 물품들의 풍경이 들어난다. 그중 가장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곳이 있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주인장이 커피 파는 곳이라해서 혹시 직접 사 마실수 있나 안을 들여다보니 우리나라 방앗간처럼 커피를 갈아서 그냥 통에 담아서 파는 가게였다. 커피 갈아내는 냄새 때문에 그 주위가 온통 구수한 냄새로 진동을 했던 것이다.












시장의 아줌마들과 할머니는 우리나라 아줌마나 할머니들처럼 정이 느껴진다. 사진을 찍어서 즐거워하고 말은 안통하면서 뭔가를 이야기하려 끊임없이 시도하고 심지어 꽃을 꽂아주면서 웃는다.








시장에서 빠져 나오니 방향 감각이 없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미로속의 생쥐가 먹이를 찾아서 전진하듯이 눈앞에 보이는 과일쥬스 가게에 가서 쥬스 한잔을 마시면서 길을 물었다. 인도인들중에는 길을 모르지만 길을 물으면 무조건 아무 방향이나 가르쳐주면서 가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그런 경우다. 왠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그냥 내 감각데로 움직였더니 역시 제대로 길을 찾아 돌아왔다. 길을 찾아 도는 중에 사원이 보이길래 들어가봤더니 이곳에서도 이떤 기원을 드리는 의식을 집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11시밖에 안됐지만 한낮의 뜨거움 느낌이 어디론가 도망을 가야할 것 같아서 미션 스트리트에 있는 서브웨이로 갔다. 평상시에는 로컬 음식으로 떼우려 하지만 이번에는 패스푸드가 로컬 분위기와 어떻게 합쳐졌는지 궁금해서 한번 시도를 해 봤다. 맛은 한국보다 못하다. 가격도 인도에서는 굉장히 비싸게 느껴진다. 단지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고 있어서 잠시 더위를 피한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인도의 뜨거운 열기는 오후의 모든 생명감을 배앗아 버릴 것 같지만, 인도인들은 그 더운 열기 속에서도 어디론가 귾임없이 움직이고 이동한다. 소설속이나 역사책속의 식민지 인도는 한낮의 지독한 열기 때문에 모든 일을 포기하고 잠을 자면서 보내다가 해가 진 저녁때쯤이면 모든 것이 생명을 얻고 활기를 띄며 이때부터 밤새도록 여가활동 파티, 사교활동들이 이어졌다고 들었다. 하지만 외로운 여행자는 밤이 되면 갈곳을 잃는다. 한낮의 넓었던 공간들은 줄어들어 좁고 어두운 침대만이 덩그러니 놓인 공간으로 줄어들고 만다. 폰디체리는 광할한 도시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마말라뿌람처럼 작은 공간속에서는 눈에 띄는 여행자들끼리 서로 엮이고 교류를 하지만 이 넓어진 공간속에서는 서로의 연관성을 찾으려 하지만 비어 있는 공간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추석이 다가오는 시간에 내가 내 놓은 중고책을 사겠다는 사람 덕분에 느리게 흐르는 시간속에서 한국과의 가느다란 연결끈이 이어진다. 인도의 인터넷 카페는 사람에게 인내심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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