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14. 9. 21. 09:00 - 독거노인

[인도 고아] 9월 8일


어제 무더운 해변을 너무 걸었었나 보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니 해변에 대한 의욕이 안생긴다. 다른 여행자들처럼 오토바이를 빌려서 해변간 이동을 하며 구영하는 투어를 생각해 봤지만, 지금처럼 비수기에는 별 의미가 없을 듯하여 여행 떠날 때 고민했었던 함피 이동도 알아볼 겸 빤지 시내로 나가 보기로 한다. 








안주나 해변으로 들어오던 길을 되짚어 맙사 버스 스탠드에 내린다. 버스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시장으로 들어가니 활기가 넘친다. 어느 나라를 가던 재래시장 같은 곳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활기들로 채워져 있다. 간단한 요기와 짜이를 한잔하고 시장을 한바퀴 둘러 보는데 숙소에서 부엌을 사용할 수 있다면 사다가 해 먹고 싶은 것들 천지다. 이럴때 혼자 여행하는게 외롭다. 




빤지 시내는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 감각이 없다. 지도를 보니 구시가지 옆을 내가 걷고 있는 것 같은데, 해는 점점 뜨거워지고 도로에는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무작정 걷는건 포기하고 마리아 성당을 중심점으로 주위를 탐방해 보기 위해서 일단 원점으로 돌아갔다. 언덕 같은 길을 넘으니 하얀색의 마리아 성당이 보인다. 바로 등뒤에 두고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현지인한테 물으니 황당하는 표정으로 내 등 귀를 가리킨다. 역시 성당 안은 무더위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다. 교회 안은 화려하지 않지만 시원한 바람과 함께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가이드 북에 나와 있는 식당을 찾았지만, 시간이 너무 이르거나 아예 문닫은 곳이 있다. 어디로 가야 되나 망설이다가 간판에 오래된 식당이라고 쓰여 있는 곳에 들어가서 빈달루를 시켜 먹었다. 안주나 해변에 있던 식당의 빈달루나 여기 식당의 빈달루나 내 입맛에는 비슷하다. 가격도 로컬 식당이지만 만만치 않다. 왠지 점심을 너무 비싼걸 먹은 듯한 후회속에서 Tea Shop 이라고 씌여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분위기 파악겸 라임소다를 한잔 마셨다. 역시 더위에 지치고 갈증 해소에서는 라임소다만한 것이 없다. 식당 분위기를 보니 점심 시간이라서 인도인들이 점심 식사중이다. 너무 친숙한 분위기다. 











빤지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함피 버스표 파는 매표소를 찾으니 점심 시간이라고 문을 닫았다. 할일 없이 기다리니 의외로 제시간에 문을 연다. 아침부터 고민하기는 했지만, 더 이상 해변에 머무는 것보다 시간을 쪼개서 함피를 갔다오는게 더 나을 듯해서 결국 표를 사고 말았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서 짐 챙기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도착하자마자 하룻밤 자고 바로 도망치듯 함피로 이동한다. 


숙소에 돌아오니 주인장은 없고 딸이 불안한 듯 전화를 해 보지만 통화가 안되나 보다. 나는 일단 샤워 후에 체크 아웃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짐을 챙겼다. 체크 아웃 시간이 지나서 좀 많이 불안했지만, 그냥 무시하고 딸에게 약속한 900루피만 주고 나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익숙한 풍경들을 지나치니 어떻게 하룻만에 모든게 익숙해지고 편해질 수 있을까 의아해진다. 여행이란 적응을 하기 위한 시간을 줄여주나 보다.





오전에 돌아다니다 발견한 로컬 식당에서 탈리를 주문해서 먹고 Tea Shop에서 챠이를 한잔 마시고 나오니 길이 낯설다. 결국 건물을 두고 빙글빙글 돌다가 지쳐서 인도의 유명 커피샵인 Coffee day에 들어갔다. 시원한 냉방이 되는 곳에 들어오니 살것 같다. 버스 출발하기 전에 볼일도 보고 짐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커피숍에서 보고 있으니 현지인들은 화장실만 이용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화장실이 깨끗하고 하니 여자들이 급한 볼일 보러 많이 오는 듯.


빤지 버스 스탠드 앞에 있는 Take-Out 밥집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포장하고 다시 챠이를 마셨다. 챠이에 들어간 생강맛이 강하게 올라온다. 지금까지 마신 챠이중에서 최고의 맛이다. 


함피로 가는 침대차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야간 이동 침대차는 빈대가 출몰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가이드북에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깨끗해서 나름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운전 때문인지 길 상태 때문인지 급정거도 많고 불시 검문도 심심치 않게 해서 쉽게 잠 자기는 힘들다. 

'여행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 함피] 9월 10일  (0) 2014.09.22
[인도 함피] 9월 9일  (0) 2014.09.22
[인도 고아] 9월 7일  (0) 2014.09.20
[인도 고아] 9월 5일 ~ 6일  (0) 2014.09.20
2013년 가을  (0) 201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