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피로 갈때 버스 안에서 느꼈던 불편함은 고아로 가는 버스안에서는 안느껴지고 오히려 편하게 잠을 푹 잔 느낌이다. 분명 같은 길일텐데 흔들림도 별로 느껴지지 않고 운전도 상당히 부드럽게 한 느낌이다.
빤지 버스 스탠드에 도착하자 아직 새벽의 여명은 안보이고 형광등 불빛만 있다. 아마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달리 생각할 시간도 없이 바로 옆에서 맙사로 가는 버스로 옮겨 탄다. 맙사까지 거리는 얼마되지 않는데, 그새 비가 소강 상태로 변하고 있다.
맙사 버스 스탠드에 도착하니 아직 안주나행 버스는 없다. 재숙이와 함께 맙사 버스 스탠드 옆 시장으로 이동한다. 일단 깨끗해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가서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챠이 한잔을 마시면서 휴식을 취한다. 식단 쥔장에게 잠깐만 배낭을 맡기겠다고 말하니 흔쾌히 승낙을 한다.
더 이상 바랄것도 더 이상 원하는 것도 없다. 그저 이 순간이 끝이 아니길.
돌아오는 길에 맙사 시장에서 새우 한봉지를 샀다. 파장 분위기라 새우를 파는 아주머니가 인심을 후하게 쓰셔서 생각보다 싸게 샀다. 시장안을 좀 돌면서 구경하니 전에 혼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이 눈에 띈다. 이렇게 떠날 때가 되면 막상 보지 못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올 때가 가장 아쉽다. 어쩌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여행자이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숙소로 돌아와서 쥔장한테 비용 지불할테니 새우 좀 삶아달라고 하니 그냥 삶아주겠단다. 그래서 시장에서 산 말린 과일을 좀 줬더니 아이들끼리 서로 뺐어 먹으려 난리다. 새우가 삶아지는 동안 숙소 앞 식당에서 빈달루를 포장하고 슈퍼가서 캔맥주를 사와 인도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는다.
짧은 만남이지만 인도가 주는 공기 때문인지 여행자라는 신분이 주는 특권인지 서로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나처럼 짧은 시간동안 여행지를 스쳐가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만남이 오히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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