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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7. 12:36 - 독거노인

<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일본의 책들을 보면 약간은 매니아적인 탐구 자세로 학문을 대하는 면이 없지 않나 싶다. 아무래도 경제적 여유와 인구가 되니 여러가지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 책도 홍차에 대한 저자의 역사적 탐구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홍차하면 요즘은 영국 제품이나 인도 그리고 스리랑카를 생각하기 쉬운데, 차의 시작은 중국으로 봐야한다는 작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작가는 차의 기원을 찾아서 그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밟아보고 현장에서 느끼는 역사적 채취를 생생하게 글로 전해주고 있다. 중국 소수 민족이 사는 깊은 산속과 변방으로 가서 역사가 아직도 남아서 그 깊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차에 관한 진실을 전해주고 있어 작가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진솔함과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영국제 제품들을 외우면서 살지만 홍차의 시작은 결국 중국에서 발원이 되어 서양에 전해진것이다. 차를 바로 음용할 수 있었던 중국에서는 녹차로 바로 즐겼지만, 먼 거리에 있었던 유럽은 질좋은 차를 즐기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되었던 것이다. 결국 홍차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비싼 댓가를 치뤄야했고, 운송과정에서 차의 숙성이 진행되어 홍차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홍차를 마실때 후르륵 소리를 마시지 않지만, 처음 홍차를 마시던 귀족들은 중국제 찻잔을 애지중지하면서 뜨거운 차를 들이키기 위해서 후르륵 하면서 소리를 내어 들이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국에서 기원한 차의 음용 방법이 어떻게 시간이 흐르면서 서양적인 것으로 변했고 결국은 전세계적으로 퍼졌는지 보여준다.

책 속에는 근대의 회화 속에 나타난 홍차를 마시는 장면들이나 역사적 현장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일생을 차를 재배하기 위해서 스리랑카에서 차에 몸을 바친 영국 남자의 이야기까지 흘러 간다. 오늘날 홍차는 많은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지만, 홍차의 오랜 전통을 가진 영국에서 조차 미국식 커피점들에 밀려서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부 매니아들을 빼면 홍차란 그저 티백으로 간단하게 즐기는 정도가 대다수가 아닐까.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홍차의 역사적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