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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25. 09:25 - 독거노인

영화 <고지전>


내 개인적으로는 전쟁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잘 보지 않는다. 그냥 여름용 블러버스터로 나온 시간 떼우기 전쟁영화는 전쟁영화로서 보기 보다는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보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 고지전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한국영화 중에서 이렇게 잘 만든 전쟁 영화가 나왔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념이나 분쟁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쟁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거기에서 존재하는 인간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영화.

흔히 생각하는 격렬한 전투씬과 잔혹한 전쟁적 장면들이 전쟁 영화에서는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장면들을 표현하는데는 현실적, 공간적 한계를 가진 영화들이 많다. 특히 전쟁이라는 시간적 과거로의 회귀를 통해서 가지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거친 화면들과 그 전쟁 포화속에서 느끼는 당혹감을 필름에 담기 위한 작업들이 많이 있었지만, 고지전만큼 아름답게 표현된 영화는 없었던듯 하다.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전투장면. 마치 판타지 전투장면의 하나를 따온것처럼 느껴지는 비현실적인 장면이 등장하지만 막상 그 속으로 파고 들어가면 잔혹하고 소모적인 전쟁의 진한 피맛이 느껴진다.

영화에서 김옥빈이 어떤 역활로 나올까 무척 궁금했는데, 말없는 저격수로 나와서 좋았다. 김옥빈은 말없이 쳐다보는 눈빛 자체가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몇안되는 배우 같다. 특히 뭔가 깊은 느낌을 표현하기에 좋은 눈빛을 가지고 있다. 얼마 안되는 조연이지만 충분히 이름값하는 좋은 배우로 나온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대사 별로 없는 김옥빈의 역활들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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