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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22. 06:56 - 독거노인

관악산, 삼성산 한번에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_qKcbYM_qB0 

 

저번에 관악산을 다녀왔을 때 삼성산까지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도상으로 볼 때 어떻게 산과 길이 이어지는지 몰라서 관악산만 다녀왔다. 그 이후로 관악산 코스를 찾아보니 스릴만점이라고 하는 팔봉능선이 있다는걸 알았다. 그리고 삼성산으로 이어지는 코스 gpx를 다운 받아서 핸드폰으로 코스를 연구했다.

 

주말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악산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초반에 최대한 사람들을 피하는 방향으로 해서 최대한 빨리 오를려고 했지만, 역시나 맘데로 되지 않는다. 오히려 앞사람 따라가다가 초반부터 암등을 타고 넘었다. 바로 옆으로 계단으로 가는 길이 있었지만 전에 어느 길로 갔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가길래 따라갔더니 바위를 타고 있는게 아닌가. 바위를 잡는데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또 한번 놀래고.

 

관악산은 시야가 트여 있어서 오르는 동안에 지겹지 않고 능선길에 올라서도 서울 시내를  조망하면서 가는 길이기에 산행 자체가 즐겁다. 그리고 연주대까지는 무난하게 진행됐다. 관악산 정상에서 삼성산을 향해서 출발하니 그 많던 등산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안내 표지판도 잘 보이지 않고 길도 정상적인 등산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흐릿한 구간이 많았다. 이때만 해도 현재 걷고 있는 길이 팔봉능선길이라는걸 전혀 모르고 인적이 너무 없어서 길을 잘못 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 핸드폰만 보면서 걸었다.

 

그리고 갑자기 밧줄을 잡고 오르는 암벽이 나타났다. 상황을 보니 옆으로 돌아가는 우회로도 없고 무조건 앞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지금 팔봉능선을 타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바위를 타고 넘어가거나 밧줄을 잡고 암등을 타고 내려가는 구간이 꽤 많았다. 덕분에 경치는 말할 수 없이 좋다. 드문드문 등산객들이 지나가고 어느 여성 등산객은 "개빡세"라고 외치면 힘듬을 표현하시기도 하는 구간이었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쫄보가 되어버려서 암등을 타는게 떨리기는 하는데, 경치가 그 보상을 하니 산에 머무는 시간이 즐겁게 느껴진다. 그리고 관악산을 내려오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팔봉능선을 잘 탔다는 흥분감에 삼성산으로 가는 코스를 한시간 헤매고 말았다. 연계구간 표지판이 없고 길이 잘 보이지 않아서 결국 한시간 정도 헤매고 등산로가 아닌곳을 뚫고 무조건 산 정상으로 가겠다는 일념으로 낙엽많은 비탈길을 올랐더니 진이 빠졌다. 내가 가지고 있던 gpx 표시를 보니 분명 등산로가 아닌길을 가로 지른다. 아마 gpx를 만드신 분들도 길을 못찾아서 헤맨게 분명하다.

 

삼성산이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알고 있어서 산행이 쉽게 끝나는게 아쉽기도 하고 하산하면서 포장도로를 따라서 내려가는 길이 맘에 안들어 등산로를 찾아서 하산을 시작했다. 분명 안내판에는 서울대쪽으로 가는 길로 표시되어 있어서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주위의 등산객들이 안보이기 시작하더니 길 자체가 사라지는 순간을 맞았다. 아마 낙영비 두껍게 깔려 있고 비탈길이라서 좀 위험해 보이기는 했지만 다시 되돌아가기는 피곤하기도 하고 조금만 내려가면 길이 다시 나타날 것 같아서 그냥 무작정 직진하다보니 낙엽에 미끄러져서 경사로에서 몇바퀴 굴러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순간 앗찔했는데, 정신 차리고 다시 길을 내려가려고 휴대폰을 찾아보니 사라지고 없다. 대체 어디서 잃어버린건지 모르겠고 주위는 낙엽 뿐이라서 정신없이 이리저리 뒤졌지만 눈에 띄지를 않는다. 결국 30분정도를 찾다가 포기하고 하산 했다.

 

어이 없는 순간이었지만 어쩌겠는가 일은 이미 벌어졌고 무리하게 하산을 시도한 내 잘못인데. 산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고 비싼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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