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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1. 09:10 - 독거노인

영화 <환상의 그대>


우디앨런의 영화가 좋은건 현실의 냉정함 속에서 그만의 유머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우디앨런이 바라보는 현실은 항상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 부조리와 불합리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적 유머는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게다가 상황적 유머라는 것이 현실을 무시한 슬랩스틱 코메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개그 프로그램에서 만들어내는 억지 웃음도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우디앨런이 나이들면서 삶에 대한 성찰이 더 깊어진듯 하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중년의 부부와 노년의 부부 모습은 자신들의 상황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선택들을 한다. 하지만 이런 선택들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 혹은 더 나은 선택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단지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순간의 유혹에 넘어간 것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는 이 상황적 선택이 만들어낸 희극같은 삶의 결과들은 영화가 끝나고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우리들의 상황과 동일하게 흘러간다.

지금 최고의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거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꼭봐야할거다. 게다가 이 영화가 주는 우화적인 웃음코드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영화에서 처럼 노인들이 곱게 늙을수만 있다면 현실은 해피엔딩으로 끝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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