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11. 2. 18. 08:58 - 독거노인

영화 <철근 콘크리트>


근래에 본 영화중에서 비주얼이 가장 화려하고 섬세했던 영화다. 나온지는 꽤 된 애니메이션이지만 나는 지금에야 본게 후회된게 안타깝다. 애니메이션의 화면의 디테일에는 한계가 있고, 그 화면의 역동성 또한 컴퓨터 그래픽의 힘으로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면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 한계가 이미 무너졌다고 생각된다. 헐리우드식 판타지 애니메이션과는 분명한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보는 내내 빠져들지 않을수 없었다.

언젠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서울의 풍경을 그래픽적으로 표현한 회화가 단체전을 할때마다 나타나고 있었다. 그 회화를 보면서 마치 만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미지가 정말로 애니메이션 화면에 그대로 들어나고 게다가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덕분에 에니메이션 보는 내내 한편의 회화작품을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일본의 낙후된 지역에 개발의 바람이 불면서 그곳에 연관되어 있던 폭력조직들의 힘이 작용하고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던 고아 소년둘에게도 영향이 미치게 되면서 영화는 개발의 폭력과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소년들간의 투쟁으로 전개된다. 일본 야쿠자의 미화된 이미지가 아니라 폭력성을 잔인하게 들어내면서 또한 갈등하는 인간적인 야쿠자는 폭력의 이미지를 순화할려는 의도가 보이기도 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초현실적이면서도 현실의 개발 논리와 폭력성에 기반을 둔 스토리 라인에서 눈을 감을수가 없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만추>  (6) 2011.02.23
케맥스(Chemex) 드립퍼  (8) 2011.02.22
<서른살의 일요일들>  (0) 2011.02.16
영화 <라푼젤>  (0) 2011.02.14
영화 <환상의 그대>  (0) 2011.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