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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3. 09:03 - 독거노인

영화 <만추>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평을 대충 읽어보고 영화를 봤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서 실망할 준비도 되어 있었고, 편견도 없이 볼 자세를 갖췄다. 이렇게 최대한의 준비를 한것은 영화 예고편에서 본 탕웨이의 슬픈 표정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기대했던것처럼 처음부터 끝가지 탕웨이를 위한 영화다. 요즘 현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관계로 여자 관계들은 현빈의 아름다운 외모에 한숨을 짓기도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현빈의 위치는 탕웨이에게 너무 많이 밀린다. 마치 탕웨이만을 위한 영화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시애틀의 관광 영화라는 비아냥도 있지만, 나는 안개낀 시애틀과 비가 오는 시애틀의 장면들이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관광 영화라는 비아냥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시애틀의 우울한 풍경은 탕웨이의 슬픈 얼굴을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영화의 배경으로서도 충분한 공간감을 이끌기에 좋은 역활을 한 것 같다. 게다가 시애틀은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바닷가 도시 아닌가. 영화에서도 어시장 장면이 여지없이 등장하지만 사실 놀이 동산 장면이 더 압권이다. 탕웨이와 현빈이 같은 곳을 쳐다보는 춤 장면은 액자 형식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서로에게 마음이 열리는 순간이며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싯점처럼 보인다.

인생의 절망속에서 단 이틀을 부여받은 여자와 인생을 소비해 버리고 싶은 청춘이 만나서 서로에게 느낀느 미묘한 사랑의 감정이 2시간동안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에게 끌려들어가는 시간은 2시간으로 모자라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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