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11. 11. 22. 09:00 - 독거노인

영화 <비기너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아버지의 게이 선언. 70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남은 생을 그것에 위해서 살겠다는 아버지의 선언에 아들은 과거의 연민들에 둘러 쌓여 아버지를 바라 볼 수 밖에 없다. 아버지는 게이로서 삶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고 남자 친구도 생겼지만, 그의 삶은 짧기만 하다. 그 짧은 생 때문에 더욱 과거의 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아들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연결하며 그 사이에 존재하는 자신을 바라 볼 수 밖에 없다. 

어느 누군가의 사이에 끼어버린 존재. 언제나 기억되는건 아버지의 등과 어머니의 외로움. 이 기억이 현재를 지배하고 있어서 모든 사랑에 서툴를수밖에 없다. 실패가 두렵고 새로운 시작이 두려운 삶. 그 삶에 새로운 여자가 등장한다. 한눈에 반해 버린 여자와 남자. 서로 이끌리는 감정에 따라서 사랑을 시작하지만 남자는 두려움을 숨기고 있었고, 여자는 힘든 환경을 견디고 있었다. 서로가 가진 아픔을 나누기에는 힘들어 하는 그들은 마치 어린애가 첫발걸음을 떼듯이 천천히 움직여 보려 하지만 너무 빨리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떨칠수는 없다.

이 영화는 자신이 보내온 시간과는 상관없이 현재 서 있는 싯점에서 모든 문제는 새롭고 이제 막 시작할려는 것처럼 설래기도 하지만 두려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상처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이들에게 숨어 있는 작은 유령처럼 그들을 언제 덮칠지 모른다. 과거를 치유하고 현재를 인정하는 과정, 그게 사랑일 것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산맥>  (0) 2011.11.29
누크(NOOK)터치 사용기  (0) 2011.11.25
전시 <이우환 Dialogue>  (0) 2011.11.21
영화 <헬프>  (0) 2011.11.17
<오만과 편견>  (0) 201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