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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0. 13:41 - 독거노인

[인도 코친]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사둔 망고를 씻어서 갂아 먹는다. 조리를 할 수 있는 부엌이 있고 작으나마 베란다가 있어서 앉아 쉴수 있는 공간이 있어 편하다. 망고를 먹고 있는데 숙소 주인장이 올라 오길래 어제 저녁에 준비한 한국돈 천원짜리를 기념으로 줬더니 좋아한다. 농담으로 천원짜리 바꿀 수 있으면 50루피정도 된다고 하니까 자기는 기념으로 가지고 있을거란다.


숙소가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골목길 빠져 나가는것도 헷갈린다. 이번에는 반대편 길로 나왔더니 해변가를 따라 걷는 길이다. 아침인데 해변가는 훈훈한 바닷 바람이 불고 있다. 해변 한쪽에서는 영화촬영중이고 한쪽에는 소가 퍼질러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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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가는 길거리 음식점에서 아침을 떼운다. 챠이를 한잔 더 시켜서 마시고 원래 계획했던 체라이 해변으로 출발. 바이핀 섬으로 가는 페리포트는 가까워서 좋다. 배가 들어오자 오토바이들이 밀물처럼 밀려 나온다. 그 뒷편으로 자동차들이 내린 후에 반대편 섬으로 출발했다. 에르나쿨람까지 가는 시간 생각했는데, 배는 몇분 안되서 바로 도착한다. 게다가 바로 앞이 버스 정류장이다.


인도에서 버스 타는게 이제는 익숙해서인지 편하기만 하다. 게다가 체라이비치 간다고 하니 모두들 옆에서 자기가 알려주겠다고 한다. 물론 차장한테도 미리 부탁을 해놨다. 버스 창가로 스치는 풍경은 인도라고는 믿기지 않게 모두 교회가 차지를 하고 있다. 나는 정말 인도를 보고 있는건지 내가 보고 있는것도 인도의 일부라는걸 믿어야할지 모르겠다.


버스가 내려준곳은 바다가 있을만한 곳이 아닌 조그만한 소도시 입구다. 길을 물으니 그냥 손짓으로 방향만을 갈켜준다. 걷는 길은 생각보다 길고 날은 점점 뜨거워진다. 한참을 걸으니 비로서 체라이 비치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 보이는 리조트들은 멋져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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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 방파제 위에 올라서니 파도가 엄청 몰아치는 해변가가 등장한다. 낭만적인 푸른 바다의 동남아 열대 바다는 아니지만 강하게 몰아치는 뜨거운 바람조차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기나긴 백사장이 있는 바다다. 바닷가에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몇몇 애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도 비수기는 비수기인가보다.


화장실이 급해서 2루피주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바닷가를 따라서 좀 걸으니 맥주를 판다는 광고판이 보인다. 들어갈까 망설이다가 올라갔더니 시원한 전망대가 펼쳐져 있다. 손님은 현지인 한테이블이 있는데, 종업원이 식사는 안되고 맥주만 된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원하던건 시원한 한잔 맥주였는데, 내맘을 알아주는구나. 인도에 와서 첨으로 인도산 맥주를 맛봤다. 킹피셔 맥주, 나쁘지 않다. 


이런 해변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2층 테라스에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다면 아마 몇일이고 늘어져 있을수 있을것 같다.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 만큼 생각도 많아지는데, 결국 배고파서 맥주가 미지근해질 때쯤 버스정류장으로 나왔다.


버스 타고 에르나쿨람 시장섹터에서 내려달라고 하니 알려준단다. 그런데 막상 에르나쿨람에 들어가니 종점이다. 어딘지 위치 파악이 잘 안되서 그냥 무장적 감각에 의지해서 걸었더니 찾던 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우리나라 청계천 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그 시장안에서 사람들이 많이 있고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가서 바나나 잎에 주는 식사를 주문했다. 남들이 먹는거 보니 맛있어 보여서 시켰는데, 생각보다 맵다. 하지만 같이 주문한 생선 튀김이 생각보다 맛있다. 이렇게 맛있게 먹었는데 50루피밖에 안한다. 관광지를 벗어나니 가격이 확실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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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부르고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보니 극장앞이다. 어차피 영화도 보고 싶었던차에 그냥 표 끊고 들어갔다. 인도영화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지만, 사실 인도인들이 영화를 보는 방식에 더 끌리던 차였다. 영화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휘파람 소리와 환호성이 이어진다. 영화는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보다 못하지만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소리에 볼만하다.


영화 끝나고 페리타고 다시 포트코치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의외로 페리에 사람들이 없다. 도착하니 이미 6시반이 넘었다. 일단 숙소로 들어가서 따가운 피부부터 씻어주고 더위를 식혔다. 다시 바닷가쪽으로 나와서 Froz를 만났다. Froz한테 어제 찾은 천원짜리 선물로 주고 생선을 사는데 선물의 효과로 싼곳을 알려준다. 덕분에 배부르게 새우를 먹고 한가한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인도 카페가 궁금해서 커피 체인으로 들어갔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카페에는 한테이블만 손님이 있고 너무 한적하다. 덕분에 시원한 에어컨으로 열기를 식히면서 일기쓰다 케이블TV 보다가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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