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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7. 09:00 - 독거노인

[인도 코친]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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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분명 빗소리를 듣으면서 잠들었는데, 습도 때문인지 새벽에 결국 잠이 깨고 말았다. 흘린 땀들을 닦고 다시 잠들었는데, 선잠을 잔것 같다. 결국 6시 조금 넘어서 눈을 뜨고 바로 거리로 나섰다. 여전히 새벽 거리는 상큼하다. 


중국식 어망이 있는 해변가로 갔더니 새벽부터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어부들이 와서 사진 찍으라고 손짓을 한다. 망설이다가 들어가서 사진 좀 찍고, 찍혔더니 도네이션을 하란다. 역시 공짜는 없다. 지갑을 보니 잔돈이 없어서 바꿔서 준다고 하니 약간 실망한 눈치다. 잔돈 교환할겸 짜이한잔 하러 항상 들르는 노점상에 가서 아침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니 소나기가 내린다. 소나기가 내려도 시원한 기분은 안들고 아침부터 후덥지근하고 끈적끈적하다. 빗속에서 노점상 가게 안에 앉아 있으니 뭐 더 안먹냐고 하길래 4루피밖에 없어서 쨔이를 못마신다고 하니 4루피에 쨔이 한잔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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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돈으로 바꾼후에 아까 사진 찍었던 어부들한테 50루피 주고 해변을 따라서 걸었다. 바로 등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너무 더워 숙소로 돌아와 샤워 후에 체크아웃한다. 숙소 앞에서 오토릭샤를 타고 페리포트로 갔다. 10루피만 줘도 될껄 깍을 생각도 안하고 20루피에 탔다. 게다가 페리표 구할때는 잔돈 없다는 말에 당황해서 100루피 내고 90루피만 받고 7루피 잔돈은 버리고 그냥 배를 타버렸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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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나쿨람 포트에 내려서 어제 아침 먹었던 가게에 가서 무나르 가는 버스 정거장 물어보니 친절하게 오토릭샤 타라고 한다. 그러면서 20루피면 간다고 알려준다. 오토릭샤한테 20루피 부르니 30루피 부르다 25루피를 외친다. 그냥 타고 가서는 잔돈 없다고 20루피만 주고 내렸다. 


첨 가보는 인도 버스터미널은 어떤 표시도 없고 우리나라처럼 표파는 곳도 없다. 물어물어 버스가 정차하는 자리를 찾았으나 버스가 올 생각을 안한다. 차장인듯한 사람한테 물으니 10시에 도착해야할 버스는 포기하고 10시반 버스 타란다. 


가이드북에는 4시간 걸린다던 버스는 5시간 넘어서 무나르에 도착했다. 사실 도시를 벗어나서부터는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 정겨웠지만 더위에 그냥 잠들었다가 산으로 가는 길에서 깨었다. 중간중간 서는 버스 정거장들은 생각보다 혼돈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펼쳐지는 창밖 풍경은 시원한 바람 때문이기도 하지만 차밭이 주는 아름다움과 편안함 때문에 더위에 짓눌려 있던 기분을 다시 끌어올려준다. 


무나르 거의 다 도착할 때쯤에 올라탄 동네 꼬마녀석들은 어디서 술을 진탕 마셨는지 술에 취해서 자꾸 귀찮게 한다. 말도 안되는 영어로 자꾸만 말을 거는데 대답안하자니 그렇고 대답해주자니 말이 안되고 참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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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도착한 무나르 타운은 전형적인 시골의 소도시 모습이다. 무척 번잡스러워 보이는데, 방향 감각이 없다. 분명 버스가 지나쳐온 길은 외길이고 도시는 소도시지만 어느정도 크기인지 짐작이 안가서 멍하니 있으니 알아서 삐끼가 다가온다. 일일투어를 하라고 꼬시는것 같은데, 일단 숙소를 찾는다고 하니 자기가 숙소를 찾아주겠단다. 대신에 오늘 투어나 내일 일일투어를 자기 택시타고 하라고 꼬시는데, 일단 숙소부터 가기로 했다.


숙소는 택시를 타고 오던길로 다시 돌아가서 타운과는 거리가 꽤 되는 곳에 있었다. 시설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하룻밤에 600루피를 부른다. 무나르 타운의 물가가 바로 체감되는 순간이다. 주인장에게 깍아줄것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성수기고 한푼도 깍을수 없다고 한다. 포기하고 2일 묵기로 했다. 택시 기사는 이제 방정했으니 투어 나가자고 성황다. 나는 오늘 피고하니 내일 가고 싶은 곳 2곳만 500루피에 가기로 정하고 택시비 50루피 줘서 보냈다.


아까 봤던 무나르 타운으로 가보기로 하고 걸어서 가봤다. 2킬로미터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걸을만 하다. 걸어가는 길양옆으로는 가게들과 숙소들이 띄엄띄엄 보인다. 하지만 마을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고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가게들이 전부다. 웬지 길가는 황량해 보인다. 


무나르 타운은 예전에 여행했던 필리핀의 바기오를 연상시킨다. 비오는 바기오는 우울함과 신혼여행지로서의 바기오가 가지는 이미지가 그대로 무나르에 그대로 투영된다. 작은 마을 안에는 교회와 무슬림, 힌두교 사원이 모여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이다. 


힌두교 사원 구경하고 나오는 현지인 가족 관광객이 입구에 앉아서 쉬고 있어 몇마디 나누면서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딸로 보이는 애는 한국 친구도 있단다. 좀 더 길게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피곤하고 배 고파서 그냥 헤어졌다. 무나르 타운 안의 노점에서 치킨 커리를 먹는데, 너무 불결해 보여서 이번에는 좀 꺼림직하다. 인도와서 첨으로 음식이 맘에 안든 날이다.


숙소로 돌아갈때는 20루피에 오토릭샤 타고 바로 들어와서 씻고 잤다. 온수로 샤워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무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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