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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30. 09:53 - 독거노인

For Whom The Bell Tol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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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스트와 한판
일요일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가는 길에 시청으로 향했다. 뉴스상으로는 5시부터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으나, 막상 도착해보니 시청 주위는 이미 전경들의 차로 포위된 상태이고 광장에는 인원들도 얼마 안되었다. 상황 판단을 위해서 주위를 좀 걸어다녀 보니 지하철에서 나오는 입구 자체를 경찰들이 봉쇄를 하고 있었다. 결국 시민들의 항의와 몸싸움으로 한쪽 입구는 열리고 말았다.

7시가 가까워지자 시청안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을지로쪽으로 빠져 나간다. 결국은 누가 주도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시민들이 일사분란하게 을지로쪽으로 빠져서 종각쪽으로 가두 행진을 시작했다. 청계천을 건널쯤 종각쪽에 열심히 뛰어오는 한무리의 전경들이 보인다. 그리고 좀 있다 을지로 입구쪽으로도 전경들이 포위를 하고 거리를 좁혀 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이 되자 가두 행진을 하던 일부는 다른 길로 방향을 선회했고, 일부는 도로로 올라섰다. 그냥 다시 집회 참가자에서 구경하는 시민으로 돌아가버린 것이다.

이때 약속 시간이 다되어서 나는 집회로부터 빠져나와 저녁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이 현상이 과연 2MB가 이야기하는 주사파가 주동이 되서 과격시위로 변질된 모습일까.

현 상황은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는 집회 참가자들만이 있을 뿐이다. 단점은 주도 세력이 없다보니 모두들 오합지졸들이다. 어제 본 상황처럼 전경들이 나타나면 그냥 흩어져 버린다. 하지만 장점은 전경들이 아무리 시위를 막을려해도 이 사람들을 막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주동 세력이 없고 자발적이기 때문에 흩어졌다. 다른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다시 집회가 시작된다.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그러니 원천 봉쇄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2MB는 실체없는 고스트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2MB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기 때문에, 이 상황은 결국 그가 자초한 자충수다. 7월에 하야 시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임기 5년 내내 시시 때때로 출몰하는 유령에 시달려야할 상황이다.

2. 누가 보수인가.
어제 저녁을 먹고 결국 여기저기서 들리는 촛불 집회자들의 구호 소리에 이야기가 경제쪽으로 흘러갔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웬만해서는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옆에서 자꾸 물어보니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건설 현장에 있기 때문에 현재 원자재 폭등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현상을 가장 몸으로 잘 체험하고 있고,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현금을 굴리고 있기 때문에 PB들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있어서 나름데로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이렇게 상황이 어려운데 시위는 그만두고 모두 같이 경제 살리기를 해야되지 않겠냐는 이야기였다.

과연 2MB가 이야기하는 온 국민이 경제 살리기를 해야할까? 이 현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 국민이 합심해서 극복을 해야하는 건가. 지금이 IMF인가?

이 결과는 강만수 라는 시장주의자가 만든 상황이다. 그는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수출만 잘되면 모든게 해결될거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안중에는 서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차피 서민들은 소모품일뿐이다. 그들에게 과연 우리가 합심을 해서 이 상황을 극복하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는 한번 잘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