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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0. 09:38 - 독거노인

<문밖을 나서니 갈곳이 없구나>



조선 시대 마이너리티들의 삶을 옮겨 놓은거라는 이야기에 혹해서 집어 들었다. 시대와 사상이 틀렸던 시기에 소수자 혹은 소외 계층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책을 붙들고 있게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결국은 소수자에 의해서 남은 기록이 아니고 상위계층을 이루는 지배자들의 시선에 의해서 기록으로 남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들에 의해서 소수자들의 삶이 어떻게 보이고 그들이 왜 기록으로 남겼는지가 나온다.

우리 시대로 이야기하면 무리배, 기생, 화원, 의원 등 각종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유학이 정신적 지배를 하던 시대를 어떻게 관통했는지 보여준다. 물론 유학적 사상의 기초에 그들의 삶을 회피 할 수 없었고 그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에 저항하기도 힘겨웠던 때를 버티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어느 시대를 살던지 그 시대에 맞는 시대정신에 거스르며 살게되면 그 삶은 힘겨워지기 마련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고 소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기 때문에 그들은 어디에도 위로를 받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나름데로 자신의 위치에서 뛰어난 무엇인가를 보여줬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지 않았을까.

글은 옛 고전을 옮겨적고 거기에 작가가 다시 해설을 다는 식이지만, 작가의 해설이 좀 장황하지 않나 생각된다. 요즘은 글이 간결하고 명징한것들이 좋다보니 글이 화려해지고 미려한 수식어구가 붙기 시작하면 왠지 장황하게 보여진다. 뭐 이건 취향나름이니..

꼬랑지. 시대정신 - 어쩌면 그 시대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데, 이 철학적 중심이 흔들리면 어느 시대에나 나라가 망하기 마련이다. 현시대를 봐도 철학적 성찰이 없이 사는 무게 중심도 없이 그저 흔들리는데로 사는 인간들의 나라가 되어 가고 있는걸보면 참으로 답답하다. 우리가 왜 철학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가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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